[경기] '부자 감세·서민 증세' 논란 벗어나기

당정, 상속·증여세 인하 유보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혜택 축소 검토
의료·교육·학원비 공제는 추가확대 추진


정부와 한나라당이 상속ㆍ증여세 인하를 유보하기로 한 것은 세입ㆍ세출 구조조정에서 야기되는 ‘부자감세ㆍ서민증세’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정부는 최근 술ㆍ담배 등에 대한 죄악세 도입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자감세ㆍ서민증세라는 정치적 이슈로 번져 골머리를 앓아왔다. 다만 당정은 그간의 ‘감세기조’를 재확인한다는 측면에서 소득ㆍ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비과세ㆍ감면제도를 대폭 정비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축소,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 혹은 혜택 축소 등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ㆍ증여세 인하 물 건너가=한나라당이 상속ㆍ증여세를 개정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속ㆍ증여세 인하는 최종적으로 ‘유보’로 결정됐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요 현안업무 보고자료의 ‘재정위ㆍ본회의 계류법안’ 목록에서 상속ㆍ증여세법이 제외되면서 이 같은 사실은 이미 예고됐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속ㆍ증여세 법안이 시급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혀왔지만 ‘부자감세’ 논란의 핵심에 있는 안건인 만큼 한발 후퇴한 것이다. 반면 당정은 최근 윤 장관의 유보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소득(6~35%)ㆍ법인세(11~22%)를 각각 6~33%, 10~20%로 낮추는 방안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당초 방침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법인ㆍ소득세 감면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 약속”이라며 인하 추진계획을 밝혔고 재정부 고위관계자 역시 “소득ㆍ법인세 인하를 유보하게 되면 정부 정책의 신뢰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추진=당정은 자영업자ㆍ서민ㆍ중소기업 등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혜택은 가급적 그대로 유지하지만 실효성이 적은 것들은 대폭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7년 기준 전체 조세감면 금액은 22조7,083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안. 당정은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줄일 방침이다. 특히 신용카드 소득공제 세금 감면 규모는 1조4,770억원으로 임시투자세액공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에 이어 5번째로 크다. 현재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연간 사용액이 급여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의 20%를 5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해주고 있다. 개선방안으로는 소득공제 한도 500만원을 축소하는 것이 유력하다. 일부에서 공제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지만 이는 자칫 중산ㆍ서민층의 세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축소되면 세부담이 커지고 과표 양성화에도 역행한다는 이유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또한 당정은 의료비ㆍ교육비ㆍ학원비에 대한 공제폭을 추가로 확대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의료비는 연간 급여액의 3% 초과금액을 700만원 한도로 공제하고 있고 자녀 교육비는 고등학생까지는 1인당 연간 300만원, 대학생은 연간 900만원까지 공제해주고 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일몰을 연장하지 않거나 3~10%인 공제비율을 7%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투세액공제 감면 규모는 지난 2007년 기준 1조7,000억원이다. 이밖에 성형수술ㆍ보약구매에 대한 소득공제 폐지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파악을 위해 2006년 도입됐고 올해 시한이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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