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성추행 의혹 사건 이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급거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의 혐의는 미국 현지 경찰 조사에 따라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 대상인 징역 1년 이상의 혐의까지 높아질 수 있어 한미 양국 간 외교 문제로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사건이 발생한 8일(현지시간) 오전 방미 수행단 관계자들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전 대변인은 오후1시30분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까지 이남기 홍보수석의 호텔방에 머물며 미국 워싱턴DC 현지 경찰의 조사를 피했다. 윤 전 대변인이 이 수석의 방에 머물던 시간 동안 현지 경찰은 사건이 발생했던 페어팩스호텔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였다.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할 것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이 수석의 주장과는 다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의 서울행 비행기표도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주미 한국문화원 측에서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원은 윤 전 대변인을 댈러스 공항까지 데려다 줬으며 핸드캐리 하나만 가지고 있는 윤 전 대변인을 위해 여권도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이 택시를 타고 댈러스 공항까지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원은 성추행 내부 신고를 묵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화원에서 첫번째 내부 신고를 덮고 넘어가려 시도하자 문화원 직원이 이에 반발해 현지 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의 추가 성추행 의혹도 드러나고 있다. 8일 오전6시께 인턴 직원을 자신의 호텔방으로 부른 윤 전 대변인이 알몸 상태로 있었다는 의혹이다. 이에 놀라 인턴 직원이 방을 나가려 하자 윤 전 대변인은 직원의 엉덩이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전 대변인은 전날 W워싱턴DC호텔 지하 와인바에서 인턴 직원의 엉덩이를 움켜잡은(grabbed)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장소인 와인바에서 엉덩이를 잡은 혐의는 미국 성범죄 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성추행(misdemeanor sexual abuse)에 해당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알몸으로 엉덩이를 만진 혐의는 강간 미수에 해당할 수도 있다. 만약 호텔방에서의 성추행 혐의가 인정될 경우 윤 전 대변인은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만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의 적용 대상이 돼 미국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