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자구역 미분양아파트 외인 문의 활발 투자는 잠잠

미분양 물량에 투자이민제 시행… 50여일 지났지만 계약 2건 불과
中·홍콩 컨설팅업체 등 상담 많아… 업계 "내년부터 본격 판매 예상"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 아파트가 부동산 투자이민제에 포함된 지 5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 외국인 투자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종 하늘도시 전경. /서울경제DB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부동산 투자이민제에 포함되면서 '악성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등 호재를 맞고 있지만 막상 외국인들의 미분양 아파트 투자는 잠잠한 모습이다. 지난 9월30일부터 투자이민제에 미분양 아파트가 포함된 지 50여일이 지난 시점에서 실제 계약 체결은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청라·영종 지역의 외국인 투자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시행된 후 현재까지 실제 거래는 영종 하늘도시에서 2건 정도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보니 주택 구입이 얼마나 됐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중개 업계에서도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는 '입질'만 많을 뿐 아직 거래 체결을 주선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영종 하늘도시 S공인 관계자는 "중국 지인을 둔 몇몇 사람들이 아파트 시세와 국내 부동산 경기 등을 자세히 물은 적은 있지만 아직 중국인과 계약을 체결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콘도와 호텔·리조트 등 부동산에 외국인이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면 거주비자를 내주고 5년 뒤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지난 7월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미분양 아파트까지 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며 법무부는 올해 9월30일부터 1년간의 미분양 물량으로 대상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고시를 9월 말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은 새로 바뀐 제도를 실제 활용하기 위해 파악하는 기간일 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대상 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중국과 홍콩, 국내 부동산 컨설팅업체가 본청을 직접 방문해 상담하면서 판매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몇몇 에이전트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선전 등을 돌며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턴트들이 중국 현지를 돌며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 영종 하늘도시에 500~6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5일에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 투자이민제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인천 지역의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10월 말 기준으로 송도신도시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의 미분양 물량은 643가구로 전달의 1,028가구에 비해 385가구가 줄었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미분양도 8월 294가구에서 9월 392가구로 늘었지만 10월로 접어들면서 383가구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영종하늘도시가 있는 인천 중구는 1,052가구에서 48가구 줄어든 1,004가구로 집계됐다.

송도신도시 M공인 관계자는 "외국인은 아니지만 투자이민제나 다른 개발 호재로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국내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시간이 더 지나면 중국이나 홍콩에서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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