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청산 가속


저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최근 신용경색이 확산되자 빠르게 엔캐리 트레이드를 청산, 엔화를 갚아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4개월째 상승하고 유동성 조절을 위해 자금을 풀었던 일본은행이 대규모 자금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환매조건부채권(RP) 1조5,000엔(약 127억달러)를 매각하며 시중 유동성을 흡수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4일에도 두 차례 걸쳐 1조6,000억엔의 유동성을 거둬들였다. 일본은행이 이틀째 흡수한 3조1,000억엔은 지난주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의 일본 상륙을 차단하기 위해 지원한 1조6,000억엔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엔캐리가 청산되면서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역류, 시중 콜금리가 기준금리(0.5%)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으로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오히려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엔캐리 청산으로 엔화 수요가 늘면서 가치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는 이날 전날보다 0.6% 떨어진 117.20엔으로 5개월 만에 최저치(가치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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