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을 현관에서 맞이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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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세계 균형성장과 기후변화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과 반 총장의 면담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와의 첫 번째 면담이다.
이 대통령은 "G20 개발행동계획이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G20 서울 정상회의의 개발의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반 총장이 주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새천년개발목표와 기후변화ㆍ유엔평화유지활동 등 주요 국제현안 해결을 위한 유엔과 반 총장의 노력을 평가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고 유엔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G20 의장국인 한국이 개발의제를 포함한 주요 의제의 성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앞으로 유엔과 G20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이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G20과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주요 국제현안과 관련한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반 총장은 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활발한 '유엔 외교'를 펼친다. 이와 함께 반 총장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혀온 만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 문제 등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특히 반 총장은 G20의 등장으로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의 위상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유엔과의 협력관계를 정립하고 개발 등 유엔 의제가 G20에서 적극 다뤄지도록 총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 총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G20 정상회의가 국제경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큼에 따라 다자기구의 중심인 유엔과의 협력관계가 큰 과제"라면서 "저도 개발의제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김황식 국무총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을 면담했다.
또 방한 이틀째인 11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ㆍ터키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국회에서는 열리는 새천년개발목표 행사에 참석한다. 12일에는 G20 정상회의에 마련된 세션에 참석해 국제금융기구 개혁, 세계경제, 녹색성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인 13일에는 한국에 주재하는 국제기구 직원 50명과 간담회를 갖고 다음날인 14일 출국한다. 아울러 반 총장은 10일 오전 외신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방한기간 내내 국내외 언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