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전·현직 의장 "美경제 우려" 모처럼 한목소리 버냉키 "방대한 모기지 자산 부실땐 전체경제 충격"그린스펀 "연말부터 침체 가능성" 거듭 비관적 전망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전ㆍ현직 '세계 경제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 동안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과 전망을 놓고 상반된 견해를 보였던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과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미 경제가 정상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이 중국 발 글로벌 증시붕괴 전후로 줄곧 경기 침체론을 거침없이 쏟아낸 데 반해 버냉키 의장은 경기 낙관론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경제 거물들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6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린 전미 독립지역은행협회(ICBA) 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미국의 양대 모기지 금융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방대한 자산이 위험에 노출될 경우 경제에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위험 분산노력이 없으면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들 기관의 자산운용 규모를 줄이야 하고 건전성 규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주택 및 금융시장은 물론 미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그의 경고는 '모기지 발 경기침체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서 주목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일 발언 보다 경고의 톤도 한층 높아졌다. 그는 2일 스탠포드경제정책연구소 연설에서 "서브 프라임의 문제가 프라임 대출까지 번지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을 계속 주시하겠다"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었다. '2ㆍ27 차이나 쇼크' 전날 "미 경제가 올 연말부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 세계 증시에 '그린스펀 충격'을 낳은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올 연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분의 1이 된다"며 비관적 전망을 또다시 끄집어 냈다. 그의 비관론은 다행히도 이날 주요 각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지난 주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그린스펀의 행보에 외신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경기침체 '시리즈 발언'이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블룸버그통신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7일 그린스펀 전 의장이 재임시절의 저금리 정책을 통해 전세계 자산 버블을 일으킨 장본인임을 상기시킨 뒤 "(환율을 통제하는)중국보다 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자 '렉스 칼럼'을 통해 "대처 전 영국 수상의 후임 정부가 대처 퇴임 후 그의 영향력 때문에 곤혹스러웠듯이 버냉키 의장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한 뒤 "그린스펀의 경기침체 발언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probably unwisely)'"고 꼬집었다. 입력시간 : 2007/03/07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