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청와대를 겨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 의장 사이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 의장은 18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 영결사에서 “의장님의 투철한 신념과 원칙으로 어렵게 지켜내신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의장님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날치기 법안처리 거부’와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이만섭 전 의장의 업적으로 꼽은 뒤 “(이 전 의장은)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칙 없는 정치로 끝까지 의회주의를 지켜냈다”며 “의장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의장실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영결사와 관련해 “그 안에 행간을 읽어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정 의장의 발언은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압박에 나선 청와대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연일 의장을 압박해 들어갔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