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이후 ] 금리인상 후속조치 나선 연준 단기시장서 1050억달러 회수

국채 빌려주고 현금 받는 역레포방식으로 시장 개입
단기금리 0.37%로 상승



7년여 만에 '제로금리' 종식을 선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 회수에 나섰다. 기준금리 목표치를 0.00~0.25%에서 0.25~0.50%로 올린 데 따른 후속조치로 단기시장 금리를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역레포(RRP)로 금융 시스템에서 1,050억달러의 자금을 흡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레포는 은행과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미국 국채를 빌려주는 대신 현금을 받는 형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수단이다. 연준이 1,050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시장에 빌려주는 대가로 그만큼의 단기 유동성을 흡수한 것이다.

연준의 시장개입으로 하루짜리 단기 금리는 전날 0.15%에서 0.37%로 상승했다. 연준의 목표 수준인 0.25~0.50%의 중간선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연준의 시장개입으로 주요 단기시장 금리도 올랐다. 파생상품거래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3개월물 런던은행 간 금리(LIBOR·리보)는 0.037%포인트 오른 0.5695%를 기록했고 90일짜리 기업어음(CP) 금리는 0.55%까지 올라 지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준은 전통적으로 은행준비금을 통해 기준금리를 조정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채권을 보유하게 됐고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시 보유 채권을 활용하는 역레포라는 새로운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현재 뉴욕 연준은 약 2조달러가량의 미 재무부 채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이 목표금리를 정하면 시장금리를 목표금리에 맞추기 위한 시장개입은 뉴욕 연준이 담당한다.

한편 레포 등을 활용한 단기금융시장 개입과 양적완화 회수는 매매 대상 채권과 정책 목적에서 서로 다르다. 단기시장 개입은 단기 금리를 목표치에 맞추기 위한 정상적인 시장개입인 반면 양적완화는 단기 금리가 0%로 떨어져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을 때 장기 국채나 모기지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매입하고 현금을 푸는 방식으로 장기 금리를 낮추는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이다. 중앙은행이 단기시장에 개입해 단기 금리를 낮췄는데도 장기 금리가 내리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이 직접 장기채권시장에 개입하는 양적완화를 통해 장기 금리를 끌어내릴 수도 있다. 양적완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는 정책으로 발전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 금리를 낮추고 단기 금리는 올려 기업투자와 가계대출을 자극하는 수단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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