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과 산동 출신 간의 파벌 싸움으로 불거진 삼정KPMG의 내홍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삼정의 이 같은 내부 갈등은 12월 결산법인의 2013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불거져 삼정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2월 결산법인들은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감사인 선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정은 18일 정연상 부대표 제명을 위한 임시사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이 부대표급을 제명하기 위해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정 부대표는 최근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총회에서 삼정 회계·컨설팅 법인 운영에 대한 문제점과 소견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정 부대표는 회계사가 아닌 육사 출신으로 포스코 등에서 근무했으며 삼정과 산동이 합병하기 전 삼정에 합류했다.
삼정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달에 최승환 부대표가 내부 문제를 제기한 후 정 부대표가 이와 관련해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대표이사 사퇴를 요구했으며 사정당국에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며 "회사 측에서는 이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고 조직의 기강을 흔드는 일이라고 판단해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으나 무산돼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최 부대표는 지난달에 파트너들에게 e메일을 보내 김교태 삼정KPMG 대표의 독단적인 경영방식을 비판하고 윤영각 전 회장의 퇴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삼정과 산동 출신 간의 파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내부 갈등이 감사인 교체가 이뤄지는 민감한 시기에 밖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한 회계법인 부대표는 "회계법인은 보통 합병을 통해 커왔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갈등의 요소는 늘 있는데 이런 문제가 감사인 교체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불거졌다는 점에서 삼정을 흔들기 위한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상 이런 문제는 내부에서 잘 해결돼야 하는데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바람에 회계업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