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박인비(25)에게 올 시즌 초반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유독 행운이 따른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선 두 타차 열세로 경기를 마쳤다가 경쟁자의 실수로 첫 승을 따냈다. 이달 16일(이하 한국시간) 세계랭킹 발표 때엔 기대하지 않았던 1위 타이틀이 찾아 왔다.
시즌 3승에 도전하고 있는 노스 텍사스 슛아웃 대회에서도 행운은 계속됐다. 지난 26일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CC(파71ㆍ6,410야드)에서 끝난 대회 1라운드. 박인비는 8번홀(파4)에서 워터 해저드로 향하던 티샷이 입구에 멈춰 서는 행운으로 버디를 잡았다. 27일 2라운드 같은 홀에서도 박인비는 화를 면했다. 미스 샷을 예감한 박인비는 스윙을 한 뒤 손을 놓아 버렸지만 영락없이 워터 해저드에 빠질 것 같던 공이 마법처럼 물을 피했다. 해저드 턱의 낮은 돌 벽을 맞고 되돌아 온 것. 박인비 본인도 신기하다는 듯 빙긋이 웃어 보였고 이 홀에서 보기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평소와 달리 흔들리는 퍼트 감으로 고전했음에도 잇따른 행운으로 1ㆍ2라운드를 잘 넘긴 박인비. 그는 3라운드에서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인비는 28일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한 개로 막는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중간 합계 9언더파를 적어냈다. 카롤리나 마손(독일)과 함께 공동 2위. 11언더파 단독 선두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는 두 타차다. 세계 1위에 상금 선두(약 64만6,000달러), 올해의 선수 포인트 선두인 박인비에게 18홀을 남기고 두 타 차이는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다. 특히 3라운드 마지막 8개 홀에서 4타를 줄이는 등 갈수록 강해지는 모습이다.
박인비와 최나연(26ㆍSK텔레콤)이 우승을 다투는 그림도 기대할 만하다. 시즌 첫 승에 도전하는 최나연은 버디만 5개를 집어넣으며 8언더파 단독 4위로 점프했다. 세계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셋째 날 두 타를 줄이는 데 그쳐 2언더파 공동 26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