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각각 1명씩 둔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비가 연간 704만원으로 조사됐다. 또 영어 사교육은 크게 늘고 논술 사교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적 상위 10% 학생의 사교육비가 하위 20% 학생의 2.4배에 달하고 월수입 700만원 이상인 가정의 학생들이 월수입 100만원 이하인 가정의 학생들에 비해 사교육비를 8.7배나 더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체적으로 사교육비를 더 많이 쓰는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 공부에서도 앞선다는 사회적 통념과 일치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통계청과 공동으로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273개 초ㆍ중ㆍ고교의 학부모 약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규모는 총 20조9,000억원으로 전년(20조400억원)보다 4.3% 증가했다. 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3,000원으로 전년(22만2,000원)보다 5% 늘었다. 또 초ㆍ중ㆍ고교 학생 4명 중 3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서울 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27만2,000원, 중학교 31만5,000원, 고등학교 31만8,000원(일반계고 37만5,000원, 전문계고 5만3,000원)이다. 사교육비 증가는 영어가 주도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교과별로 보면 영어가 7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11.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영어 사교육비가 증가한 이유로는 환율상승으로 해외 어학연수 수요의 국내 흡수 등이 꼽히지만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 정책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대폭 축소하면서 논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2.5%(8,000원)나 감소했다. 학생 성적수준과 부모 소득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큰 차이가 났으나 지출 격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31만5,000원)가 하위 20% 이내 학생(12만9,000원)의 2.4배였고 월 700만원 이상 가정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인 데 비해 월 100만원 미만 계층은 5만4,000원에 불과해 8.78배나 차이가 났다. 특히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이 2007년 23.0%에서 지난해 24.9%로 1.9%포인트 늘고 월 50만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학생은 9.3%에서 10.9%로 1.6%포인트 증가하는 등 사교육 부문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인당 월사교육비가 29만6,000원으로 읍면 지역(12만5,000원)의 2.4배였으며 경기 지역 신도시의 영향으로 중소도시 사교육비 증가율이 6.1%로 가장 높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