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중반, 대륙제관은 터지지 않는 부탄가스 '맥스'를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가스 압력이 높아져도 폭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스가 빠져나가도록 만들어진 맥스는 부탄가스의 골칫거리였던 안전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올해초, 맥스는 세계시장 곳곳을 파고들며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돌풍을 이끌어낸 박봉준(52ㆍ사진) 대륙제관 시장은 "일각에선 부탄가스 분야가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세계시장 수요가 무한한 만큼 이제 막 초창기 단계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사장은 또 "일반 금속관사업만 매달려왔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난 50년에 걸친 꾸준히 사업영역 변화를 진행해왔다"며 "이제 맥스를 비롯한 신규 사업분야를 더욱 넓혀가는 일이 남아있다"고 포부를 제시했다. 사실 대륙제관은 '관을 만든다'는 의미의 '제관'이라는 말을 회사명으로 쓰고 있지만 사업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사업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일반관이 37%인 것을 비롯해 ▦부탄가스 37% ▦스프레이, 방향제 등 에어졸 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사장이 앞으로 꿈꾸고 있는 사업분야는 바로 플라스틱 포장이다. 그는 중장기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결코 생소한 분야에 뛰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기존 사업과 연계되면서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찾되, 신규사업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그가 고려하고 있는 새로운 영토는 바로 플라스틱 포장사업이다. 기존 금속포장과 연계성이 높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사장은 "플라스틱 포장은 투자위험도 크지 않고 종합 포장회사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발전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며 "5년 내에 한국시장이 아닌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종합포장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이 같은 사업비전을 갖게 된 것은 금속으로 관을 만들고 부탄가스를 만드는 일이 앞으로 유망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만 보면 금속관 등의 사업이 하향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오히려 성장할 여지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현재 대만의 연간 부탄가스 사용량이 1,500만개인데, 식문화가 비슷한 중국이 1,500만개에 머물러 있다"며 "13억 중국인구가 연간 1인당 1개만 사용하더라도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륙제관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에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은 요즘 에어졸 사업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2003년 거래처였던 지에스켐을 인수해 에어졸분야에 뛰어들면서 프레이관 등 용기 뿐만 아니라 내용물까지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대륙제관은 지난해 한국존슨과 첫 거래관계를 맺은 데 이어 올해에도 살충제 등 약 10종의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헤어스프레이나 데오도란트, 미스트 등 화장품 분야의 제품도 개발해 아모레퍼시픽 및 페이스 샵 등에 공급하는 등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 사장은 "에어졸은 시장이 포화됐다고 해도 단 한 개의 창의적인 제품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라며 "내용물 개발부터 포장용기 생산, 제품 주입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해마다 매출의 4%가량을 투자하는 등 원액 개발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약 27%의 매출신장을 일궈냈던 대륙제관은 올해 에어졸과 부탄가스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부탄가스 분야의 매출은 전체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사장은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가 인상 등을 거론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대륙제관은 외환위기, 화재사건 등 악재를 만날수록 더욱 큰 성장을 일궈왔다"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기업 발전을 이끌어내는 힘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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