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적 가전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 인수를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GE의 가전사업 매각은 전세계 가전시장의 구도를 바꾸고 LG전자의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인수전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남 부회장은 “(방한 중인)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을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LG전자처럼 큰 기업이 두자릿수의 성장을 하려면 내부적 성장과 별개로 인수합병(M&A) 등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 부회장은 “LG전자는 (M&A를 통한 성장이라는) 옵션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부사장도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GE 가전사업의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해 실무선에서 이미 검토작업에 착수했음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907년 설립된 GE 가전사업부는 냉장고와 세탁기ㆍ에어컨ㆍ식기세척기 등 백색가전이 주력이며 미국 가전시장 점유율이 20%로 월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GE는 사업구조 재조정 차원에서 가전사업부를 50억~80억달러(약 5조~8조원)에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LG전자는 중국 하이얼, 독일 지멘스 등과 함께 인수후보로 꼽혀왔다.
LG가 GE를 인수할 경우 매출이 116억달러로 올라 월풀(194억달러)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에 등극하게 된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은 GE 가전사업 부문의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미시장을 겨냥한 고급 냉장고 생산을 위해 멕시코 가전공장에 1억2,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며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이 있는 만큼) GE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근까지 LG전자와 함께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돼왔다.
한편 남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보다 4억달러 늘어난 27억달러 규모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앞으로 5년간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 아웃소싱 확대와 함께 태양전지ㆍB2B솔루션ㆍ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