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게임기 업계 빅3의 '연말 대전'이 시작됐다.
소니는 그룹 전체의 운명을 건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지난 11일과 17일 일본과 북미시장에 각각 출시했다. 이에 맞서 닌텐도는 야심작인 '위(Wii)'를 지난 19일 북미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 2일에는 일본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MS는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X박스360'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게임기 시장의 기선잡기에 나선 상태다.
◇소니, 그룹 운명 건 'PS3' 출시= PS3는 지난 2000년 3월 플레이스테이션2(PS2) 출시 후 6년 8개월 만에 나온 전략 신제품이다. 지난 1994년 첫 선을 보인 PS와 함께 모두 1억대 넘게 팔렸다.
소니는 PS3를 5년 안에 1억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소니는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급 능력의 신형 반도체인 '셀'의 개발과 생산에 2,000억엔 이상 투입했다.
소니는 차세대 DVD 블루레이 기능을 탑재한 것과 현재 세계 게임기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PS2의 후계 기종이라는 점에서 PS3가 게임기 시장의 차세대 왕좌 자리를 어렵지 않게 이어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내년 3월 유럽 시판에 맞춰 한국에도 PS3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경이면 한국에서도 PS3의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한국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북미시장이나 유럽과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초고속인터넷 망이 잘 갖춰진 한국의 환경에 맞게 PS3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드라마나 영화 등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PS3는 블루레이 드라이브에 들어가는 다이오드 부품의 생산 차질로 첫 출시 물량이 일본 10만대, 북미 40만대에 불과한 상태다. 소니는 연말까지 총 200만대의 PS3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의 여건을 감안하면 이 정도 생산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닌텐도는 '위', MS는 대작 게임으로 승부= 닌텐도는 소니의 PS3에 '위'로 맞선다. 위는 PS3나 X박스360의 유저와 달리 복잡한 기능을 싫어하는 게이머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키보드나 마우스 등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무선 컨트롤러를 이용해 온몸으로 게임 하는 방식과 진동 기능까지 갖춰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청소년층만을 타깃으로 삼았던 과거 모델(게임큐브)과는 달리 새 게임기는 대상 층을 여성과 고령자 등으로 좀 더 넓혔다.
섬세한 손 움직임을 감지하는 컨트롤러인 '위 리모트'는 마니아 사이에서 벌써부터 호평이 쏟아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닌텐도는 12월 중 '위'의 국내 마케팅에 나서 내년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MS의 X박스360은 최근 대작 게임을 집중적으로 쏟아내며 소니 및 닌텐도와의 경쟁에 나섰다. 액션 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는 최근 출시 후 예약 판매로만 150만장을 판매하며 북미시장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1,000장의 예약 판매가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