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박지원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명 변경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같은 논란은 두 명의 당권주자들이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당 대표가 된다면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강한 야성을 갖춘 예전의 민주당으로 돌아가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당권경쟁의 핵심축인 두 사람이 광주 무등산에 올라 광주시민들에게 민주당으로의 복귀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바로 호남 정서와 접점 찾기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광주는 과거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촉발시킨 민주화의 성지이면서 군부와 맞선 민주당과 역사적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과의 합당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으로 바뀌면서 호남 지지자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남아 있어 민주당으로의 당명 변경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 사람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해낸 민주당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며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새 정치 아이콘을 가미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에서 호남을 배제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5년 설립된 민주당은 제2공화국의 집권여당으로 출발, 1987년 김대중·김영삼 의원을 중심으로 통일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면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명맥을 유지해온 민주화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또 2000년에는 김대중 후보를 통해 집권한 새천년민주당이 민주당으로 당명을 갈아탔다. 이후 2001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를 통해 또다시 집권에 성공하는 등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해낸 정통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바로 안 전 대표의 색깔 지우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에는 안 전 대표의 '새 정치'를 향한 의지가 가미된 만큼 그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안 전 대표가 7·30 재보궐선거의 패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 만큼 새 정치 아이콘과 안 전 대표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지이기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