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가려 합니다. 4명만 모이면 1인당 10만원 할인 가득.” “중남미 오지여행 떠나요. 함께하면 싸져요.”
해외여행을 위한 ‘계(契)’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가친척끼리 혹은 친구들끼리 한달에 몇 만원에서 몇십 만원씩 여행계를 모집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면 최근에는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또는 취미나 성향이 같은 동호인들끼리 계모임을 만들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여행박사 등 자유여행ㆍ배낭여행 전문 여행사 사이트에는 여행비용을 줄이기 위한 계모임 결성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 미혼 여사원인 김방미(28)씨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이트에 계모임을 알린 사람과 여러 번 통화한 적이 있다”면서 “일단 단체로 여행상품을 신청한 후 상황에 따라 같이 계속 여행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한의사인 강모씨(45)는 현재 두개의 여행 계모임에 들고 있다. 일가친척들끼리 크루즈 여행을 가기 위해 2년 전부터 매년 10만원씩 붓고 있다. 문제는 친족들끼리여서 오히려 계모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힘들다는 점. 강씨는 “친족들과 여행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하다 보면 월 불입액수 문제부터 여행의 성격 등 곳곳에서 의견충돌이 잦다”며 “차라리 직장생활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나 동호인들끼리 여행계를 만들면 단기간에 즐거운 여행이 가능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먼 친척보다는 마음이 맞는 동호인들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유럽전문 여행사인 ‘유랑’은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등 세계적인 미술 관련 행사가 10년 만에 한꺼번에 열리는 해임을 감안해 미술전공 여행계 모임을 주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