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84·사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진행했던 지난해 4·4분기에 주식시장 하락세에 '베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분기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헤지펀드는 지난해 4·4분기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풋옵션 포지션을 전분기 대비 154% 늘렸다. 이로써 S&P500 ETF의 풋옵션은 소로스펀드의 포트폴리오 중 최대 투자상품으로 부상했다.
풋옵션은 해당 자산이 제한된 시간 내에 특정 가격으로 떨어질 경우 이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로 통상 특정 자산 가격의 하락세를 예상할 때 사용한다.
금액 기준으로 이 펀드의 주식 ETF 풋포지션은 지난해 3·4분기 4,700만달러에서 4·4분기 13억달러로 급증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이 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4분기 13.54%에서 3·4분기 5.14%로 줄었다가 4·4분기에 다시 11.12%로 증가했다.
마켓워치는 "풋포지션의 비중은 2·4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운용자산 증가세를 감안할 때 금액 기준으로도 2·4분기보다 6,000만달러 이상 늘어난 역대 최고의 매입세"라며 "장기 매입 중인 주식 자산에 대한 헤지 차원이라기보다는 투자이익을 겨냥한 매입으로 해석된다"고 평했다.
소로스는 지난 1월 중국발 위기 가능성을 지적하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동물적 감각으로 투자한다"는 소로스의 투자감각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소로스의 하락 베팅 이후 미 주식시장은 상승 기조를 유지해왔다. 미 주식시장은 지난해 4·4분기 S&P500 기준으로 1,690선에서 1,840선까지 9.9% 상승했고 신흥국 위기가 재개된 올 1월 1,750선까지 내려간 뒤 14일 기준 1838.63선까지 회복되는 등 소로스의 매입시점 대비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