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비 대표 "과격한 노조, 대외 경쟁력 갉아먹는 요인"

오버비 암참 대표 퇴임

21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나는 태미 오버비(왼쪽 세번째)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가8일 간담회를 마치고 이윤호(〃네번째) 지식경제부장관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취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노조와 정부 간의 쟁투 등 부정적 이미지는 한국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오는 11일 21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태미 오버비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을 걱정하며 애정을 표시했다. 7월1일부터 워싱턴 DC의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으로 일하게 될 그는 8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환송 기자회견에서 "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하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외신을 통해 알려지는 노동조합의 과격한 모습은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버비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중요한 협정"이라면서 "미국에 돌아가면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미 의회 의원들에게 이 협정의 중요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FTA 협상 타결 후 양국 의회가 신속히 비준하도록 노력해온 그는 지난 2007년 3월 미 하원 세입위원회의 무역소위원회에서 협정을 지지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1988년 AIG 근무 당시 한국과 인연을 맺고 1995년 암참에 합류했던 오버비 대표는 "서울올림픽을 치르던 한국의 역동적인 모습에 매료돼 오래도록 한국에 머물게 됐다"면서 "특히 1997년 국가 부도위기 당시 국민이 가지고 있던 금을 내놓아 국제 금시세에 영향을 끼쳤던 일은 한국이 아니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또 "2002년 월드컵대회 때 등장한 '붉은 악마'와 전세계로 울려퍼진 '대한민국'의 함성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것들이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으며 한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고향 같았던 나라를 떠나게 돼 섭섭하다"던 그는 "미국에 돌아가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총괄 부회장으로서 앞으로도 한국과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한 세대 안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발전 모델을 제3국 등에 알리는 일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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