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1월 23일] 내수활성화로 경기 하방위험 관리해야

올해에 비해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가 생각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정전망을 통해 올 성장률을 6.2%로 상향 조정한 반면 내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4.2%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전망이 다소 낮아진 것은 올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며 내년 우리 경제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아울러 경기주기 측면에서 올해 성장률은 정점 근처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성장률 4.2%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를 비롯해 주요 외국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내년 우리 경제가 4%대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내년에는 정부 재정에 의한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최근 들어 대내외 여건도 악화해 내년의 경우 4%대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전망하는 민간연구소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세계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던 세계경제가 올 하반기 들어 다시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민간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아일랜드 사태가 보여주듯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부동산 거품과 물가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긴축기조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수출증대에 크게 기여한 환율효과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이 같은 하방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내수활성화로 과도한 수출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내수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상장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성 자산이 71조원에 이르지만 올 하반기 설비투자는 겨우 8조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줄었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과감한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금리를 비롯한 거시정책에 있어서도 경기 움직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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