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현대자동차그룹, 라인업 22개로 확대… 친환경차 세계 2위 목표

김충호(오른쪽) 현대자동차 대표이사가 이달 초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에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소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무기로 2020년에는 글로벌 환경차 부문 2위로 올라설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차


'내우외환.'

현대자동차그룹의 상황을 요약한 말이다. 현대차그룹은 안방에서는 수입차의 거센 공략에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밖에서는 엔저를 앞세운 일본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직접 미국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점검할 만큼 내부적으로는 위기 의식이 감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투자 확대와 경쟁력 제고로 잡았다. 현대차는 위기 때마다 돌파구를 찾아 한단계씩 발전해왔다. 이번에도 같은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우선 현대차는 그린카와 스마트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2020년까지 라인업을 22개로 확대하고 평균연비도 25% 높일 예정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모터 같은 핵심 부품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해 친환경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올해 220만대에서 2020년 640만대 규모로 증가하는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2위권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현재 하이브리드 4개와 전기차 2개, 수소연료전지차 1개인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2020년이 되면 하이브리드 12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개, 전기차 2개, 수소연료전지차 2개로 확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연비와 성능이 진일보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에는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선보인다. 승용차에 한정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향후 준중형급까지 모델을 확대해 새로운 친환경 수요를 창출할 예정이다.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합리적 가격이 필수요소인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도 차세대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한다. 기아의 '쏘울' 전기차 뒤를 잇는 신형 전기차는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고 리튬이온 전지 용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현재 148km(국내 인증 기준)인 충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한 수소연료전지차도 새로운 모델과 판매 확대로 연료전지차 '리딩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는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갖추고 지난 2013년 2월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킬로와트(kW)의 연료전지와 100kW 구동 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bar)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했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주요 부품을 국내 200여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해 95%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미래 환경차 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국내 강소 기업과 함께 보유하게 된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운전자가 설정한 차량 속도와 앞차와의 상대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첨단 주행 편의장치인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개발했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전방 감지 카메라 신호를 이용해 차선 및 선행 차량을 감지해 차량 추돌 예상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구현을 위한 주요 필수 기술을 이미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올해 그룹의 경영전략 핵심 키워드를 투자확대와 미래경쟁력 제고로 정하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격경영을 펼칠 계획"이라며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메이커간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제품 혁신으로 글로벌 톱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게 경영진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새 먹거리 키우자" 4년간 R&D에 31조6000억 투입


김영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연구개발(R&D)을 향후 성장 동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기 위해서는 역으로 어려울 때 더 R&D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R&D에만 31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친환경자동차와 스마트자동차를 포함한 미래차 관련 핵심기술을 집중 확보해 해당 분야 업계 리더로 도약한다는 게 현대차의 방침이다. 소재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투자로 고성형 초강도강과 특수강, 경량화 소재 같은 첨단 신소개 개발 역량을 더 높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전용모델, 수소연료전지차 추가 모델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모터와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해 친환경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기술력 수준을 가늠하는 신규 척도로 여겨지는 스마트자동차에도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및 차량 정보기술(IT) 수준을 향상시키고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미래차 개발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내 환경차 시험동 신축과 전자연구동 증축이 추진되고 부품 계열사 내에 디스플레이 공장 및 전자제어연구센터를 신축한다. 특히 2018년까지 친환경과 스마트 분야를 중심으로 R&D 우수인력을 7,300여명 채용할 예정이다.

앞서 정몽구 회장은 2015년 시무식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18년까지 R&D를 포함한 사상 최대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능력과 품질 경쟁력, 핵심부문 기술력, 브랜드 가치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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