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아이폰 출시 후유증'

KT 아이폰 배달 지연따라 예약자들 항의 쏟아져
SKT 옴니아2 보조금 확대하자 최근 가입자 불만

이동통신시장이 아이폰 출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약한 아이폰의 배달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고객들의 항의가 쏟아지는가 하면 '아이폰 대항마'에 대한 보조금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KT가 지난 28일까지 배송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날까지도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일부 아이폰 예약자들이 카페와 블로그ㆍ콜센터 등을 통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배송지연을 이유로 아이폰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아이폰 예약 구매자는 "아이폰 배송현황과 일정에 대해 KT가 묵묵부답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권리행사가 필요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를 통해 "24일 예약했는데 12월2일 이후에나 배송이 된다고 하더라"며 "예약을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KT는 "24일 예약자까지는 30일 배송이 완료됐지만 나머지는 4일까지 배송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아이폰의 불똥은 다른 이통사에까지 번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옴니아2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navyjkh'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이용자는 옴니아2 이용자 카페에서 "SK텔레콤이 T옴니아2에 대해 보조금을 늘리면서 한달 전 단말기를 마련한 사람들은 결국 40만원 가까이 비싸게 산 셈이 되는데 너무 황당하고 억울해 미칠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닉네임 '별똥'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2년 약정한 가입자가 해지를 하면 2년 내 단말기 보조금을 다시 받을 수 없다"며 "보조금 정책 자체가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의 미숙한 대응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이것이 다시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보조금 경쟁에 올인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것이 국내 이통업계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시장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