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도시가스 직원이 420억원의 자사 기업어음을 위조해 외환은행에서 할인해 간 금융사고가 발생, 극동가스와 외환은행간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극동도시가스는 1일 “회사 직원인 재경팀 권모 대리가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기업어음을 외환은행에 제시해 총 420억원을 횡령했다”며 서울 동부경찰서에 고발, 수사를 의뢰했다.
동부경찰서는 이에 따라 이 날 권씨를 ‘유가증권 위조ㆍ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영장 발부를 신청했다.
지난해 순이익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어처구니 없는 수법에 횡령당한 극동도시가스는 권 대리가 은행측 담당자와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권 대리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기업어음을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후 당좌 거래 은행인 외환은행 종합금융부 권모 과장에게 지급을 요청해 아무런 문제 없이 자기앞수표로 수령했다.
극동도시가스의 한 관계자는 “은행측이 거액의 할인자금을 법인계좌 이체가 아닌 자기앞수표로 직접 전달했다는 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외환은행 담당 직원도 경찰에 함께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측은 “자체조사 결과 권 과장은 통상적인 어음할인 업무를 수행했을 뿐 공모를 한 증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조사에 따라 은행직원과의 공모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복사 어음을 받고 확인절차 없이 출금한 은행측의 허술한 어음 입출금 시스템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