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아파트 '묻지마 투자' 했다간 낭패 법개정으로 서울 공동주택 30%가 가능 불구희소성·투자가치 줄어 고수익 내기 쉽지않아"집값 끌어올리기 위한 재료로 사용" 지적도 이유미기자 yium@sed.co.kr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사실상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또 주택법 개정으로 리모델링 연한이 20년에서 15년으로 완화되면서 해당 단지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아파트에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시내 3곳 중 1곳 리모델링 가능=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지은 지 16년이 넘은 공동주택이 전체 3,516개 단지 중 30%인 1,04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 단지 중 한곳이 주민 동의 요건만 갖추면 언제든 리모델링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 92~96년에 입주가 이뤄진 분당ㆍ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들도 속속 리모델링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분당에서는 시범우성이 연초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리모델링 추진에 나섰고 중동 신도시에서도 미리내마을 롯데ㆍ삼성 등 초기 입주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면서 리모델링의 희소성과 투자가치가 크게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수도권에서 아파트들이 집중적으로 건설된 시기가 80년대”라며 “웬만한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재료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집값 올리기 위한 재료(?)=상당수 리모델링 사업이 최소한의 주민 동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초기 추진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주민 동의율이 80%를 넘어야 하는데 이 요건을 갖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 잠원동 H아파트 인근의 D공인 관계자는 “이주 직전단까지 리모델링 논의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추가 분담금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추진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입주민들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단지 내 소형과 대형 평형 소유자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도 장애요소다. 사업성사 가능성과 관계없이 리모델링이 집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대치동 A공인의 한 관계자는 “B아파트는 지난해 리모델링 추진 플래카드를 걸어둔 것만으로도 집값이 올랐다”며 “주민들 사이에는 집을 얼마 이하에 팔면 안 된다는 ‘암묵적 동의’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유리한 아파트는=리모델링은 용적률 250% 범위 내에서 최고 30%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이미 용적률이 250%에 근접해 있거나 이를 넘어선 고밀도 단지들은 평형을 늘릴 수 없는 셈이다. 동간 거리가 넓고 발코니 면적이 넓을수록 리모델링에 유리하다는 점도 투자시 포인트다. ‘ㄱ’자나 ‘ㄷ’자로 설계된 아파트보다 ‘ㅡ’자 형태의 아파트가 리모델링 효과가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리모델링은 재건축ㆍ재개발과 달리 기대만큼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실제로 상당수 리모델링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며 “리모델링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 재테크 상품 가치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5/31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