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톰 왓슨, 필 미켈슨, 케니 페리….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최근 하이브리드클럽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 PGA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00야드 남짓한 러프 지역에서 로프트 19도짜리 하이브리드클럽으로 나무를 넘겨 핀 2m가량에 붙이며 아시아인 첫 메이저 대회 우승 드라마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왓슨이 환갑 나이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문턱까지 질주한 데도 하이브리드클럽의 공이 컸고 미켈슨은 US오픈 때 우승은 놓쳤지만 최종일 하이브리드클럽 샷으로 멋진 이글을 뽑아냈다. 올해 2승을 거둔 48세 페리도 하이브리드클럽 예찬론자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도 하이브리드클럽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한때 아마추어용 또는 시니어용 골프채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프로들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다용도 병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이브리드클럽은 페어웨이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우드의 비거리와 아이언의 정확도를 겸비하도록 한 것이 설계 콘셉트다. 예를 들어 A사의 4번 하이브리드클럽과 3번 아이언, 그리고 5번 우드는 로프트(클럽 페이스가 기울어진 각도)가 18~19도로 비슷하다. 각각의 샤프트 길이는 40.5인치, 38인치, 42.5인치다. 테스트에 따르면 같은 로프트인 경우 샷 거리는 우드-하이브리드-아이언의 순서로 나타난다. 하이브리드는 아이언보다 대략 번호 하나 정도 거리가 더 난다. 우드보다 샤프트가 짧아 다루기 편하며 아이언에 비해서는 관성모멘트가 커 임팩트 때 뒤틀림이 적고 무게 중심점이 낮아 더 높이 멀리 보낼 수 있다. 지면에 떨어진 뒤 구르는 거리인 런이 적어 핀을 직접 공략할 수도 있다. 러프나 벙커에서도 치기 쉽다. 헤드 바닥(솔)이 우드와 비슷해 둥글면서 더 작기 때문이다. 가격은 우드보다 20% 정도 낮다. 강상범 핑골프 홍보팀장은 “최근 하이브리드클럽에 관한 상담전화가 늘었다”면서 “특히 3~5번 아이언의 정타가 어려워 클럽별로 거리 차이가 나지 않거나 샤프트가 긴 우드 샷에 부담을 느끼는 골퍼들이 구입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클럽 샷 요령
볼이 놓인 상태가 깨끗하다면 페어웨이우드 샷과 비슷하게 쓸어치는 동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드레스 때 볼의 위치는 롱아이언 샷처럼 스탠스 중앙과 왼발 사이가 돼야 한다. 무게중심점이 낮게 배치돼 있기 때문에 아이언처럼 가파르게 내려치지 않아도 볼이 잘 뜬다. 반면 러프에서는 하향 타격이 필요하다. 내려 쳐야 헤드가 러프 속에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거리와 방향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볼을 스탠스 중앙과 오른발 사이에 위치시키고 백스윙 때 손목을 평소보다 일찍 꺾어준다. 왼팔을 똑바로 펴준 상태로 클럽을 위로 들어올렸다 내리는 느낌으로 스윙한다. 폴로스루는 칩샷 때처럼 낮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