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이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 곳곳에서는 올해도 풀과 해초를 채취하며 5-6월 춘궁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세계식량계획(WFP)의 월간 보고서 5월호에 따르면 이미 5월 일부 지역에서는 대용식량 확보를 위해 풀이나 해초 채취에 나섰고 6월 들어 대다수 공공배급센터(PDC)의 1인당 하루 곡물 배급량은 250g으로 이전보다 50g 줄었다.
이 보고서는 "군(郡)에 따라 주민을 동원해 식용 풀 같은 `와일드 푸드'(wild foods)를 채취해 PDC를 통해 나눠주는가 하면 가족 단위로 야생 풀을 캐고 있다"면서"해안지방에서는 국이나 국수에 쓰이는 해초를 수집중"이라고 말했다.
이들 작업에는 주로 주부와 학생, 노인이 나서고 있다.
또 6-7월에는 지역별 식료품 공장에서 주로 국수 형태의 대용식을 만들어 배급에 의존하는 취약층에게 배분된다고 WFP는 설명했다. 특히 북부지방에서는 밀ㆍ보리의 짚, 옥수수 줄기, 감잣가루 등을 섞어 대용식을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은 2003-2004(2003.11-2004.10) 양곡연도의 북한 곡물 생산량이 전년대비 4.7% 늘어난 415만6천t으로 95-96년 이후 최대치로 전망됐는데도 불구하고 식량난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WFP의 지원도 국제사회의 관심 부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WFP는 지난 4일 주간보고서에서 "밀 도착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6-7월에는 임산부와 어린이를 포함해 기존 수혜자 200만명 이상이 WFP의 식량지원을 받지 못할것"이라며 "8월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11월에는 수혜대상 전원에 대한 배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WFP는 지난 5월말 현재 올해 대북 식량지원을 위해 필요한 재원 가운데 14.1%만을 확보한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