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태극기 갈등' 행정조정으로 푼다

영구 게양 등 놓고 서울시와 마찰… 보훈처, 행정조정위에 조정 신청
서울시 "장소·시기 이견일 뿐… 태극기 게양 반대하는 것 아냐"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 벌어진 국가보훈처와 서울시의 갈등이 국무조정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게 됐다.

2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보훈처는 광화문광장 대형 태극기 설치 방안을 서울시가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이날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업무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때 이를 조정하는 기구다. 행정자치부 장관, 국무총리실장, 기획재정부 장관, 법제처장과 민간 인사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보훈처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광화문광장에 높이 45.815m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옆 시민열린마당에 태극기를 한시적으로는 설치할 수 있지만 영구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정부 서울청사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같은 국가 소유 시설 부지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서울시의 공식입장을 보훈처에 통보했다. 이날 보훈처는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부터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 광화문광장 태극기의 상시적인 설치를 전제로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서울시가 입장을 번복했다"고 행정조정 신청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설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마치 광화문 광장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처럼 비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설치 장소와 시기에 관해 이견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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