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경력 5년의 K변호사는 개인회생 브로커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그는 명의 대여의 대가로 브로커 수익(3억9,500만원)의 6% 가량인 2,41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사법고시 15회 출신으로 판사를 지낸 M변호사도 명의대여 수수료로 브로커로부터 9,600만원을 받았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검은 유혹에 사로잡힌 변호사들에게서 신참의 패기나 고참의 경륜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21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 2~11월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넘겨받은 징계요청 자료에 따르면 브로커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58명의 경력은 2년차부터 46년차까지 다양했다. 사실상 현재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전체가 브로커에 대한 명의 대여 관행에 노출된 셈이다. 이들 가운데 판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도 9명이나 됐다.

한 브로커는 경력 45년(사시 9회)의 판사 출신 변호사의 명의로 1억2,50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다른 브로커는 사시 8회에 검사 출신 변호사 명의로 7,035만원의 부당 수익을 거뒀다.

변호사들이 브로커에게 명의를 대여해주고 받는 수수료는 대체로 10% 안팎. 다만 전관 출신에 연차가 높을수록 수수료 지급 비율이 높을 것이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낮은 연차의 변호사가 더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사시 49회 출신의 5년차 변호사는 명의를 빌려 간 브로커가 5억1,576만원을 벌자 수수료로 25.7%인 1억3,256만원을 챙겼다. 사시 47회 출신 변호사는 브로커가 9,400만원을 버는 동안 4,700만원의 수수료를 받기도 했다. 반면 사시 14회 검사 출신 변호사는 브로커가 4억원을 버는 동안 수수료로 챙긴 금액은 2,000만원에 그쳤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