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이 과즙주스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한 착즙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대 주스업체인 롯데칠성까지 가세하면서 앞서 진출한 풀무원, 매일유업, 웅진식품 등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착즙주스 브랜드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 2종(오렌지·자몽·사진)을 출시하고 지난주부터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롯데칠성은 홈페이지에도 아직 소개하지 않을 정도로 극비리에 제품 출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무균충전실에서 제조하는 '에이셉틱' 공법을 적용해 상온에서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착즙주스다. 하지만 신선도를 강조하기 위해 전량 냉장유통 방식을 채택했다. 풀무원 '아임리얼'과 매일유업 '플로리다 내추럴'의 유통기한이 1개월 안팎인 반면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는 최대 6개월에 이른다.
착즙주스 후발주자인 만큼 원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리터 제품 기준으로 오렌지는 미국 플로리다산 1등급 오렌지 14.5개를 넣었고 자몽에는 스페인산 1등급 자몽 11.1개가 들어간다. 기존 델몬트 환원주스보다 최대 50%가량 비싸지만 일반 냉장 착즙주스보다는 20~30% 저렴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은 당초 에이셉틱 설비를 임대해 착즙주스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1,3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광주와 안성에 직접 공장을 지었다. 내년 2월쯤엔 종이팩 제품 외에 페트병 제품도 선보인다. 페트병 제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최대 1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칠성이 예상보다 일찍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기존 과즙주스 시장을 주도하던 환원주스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반면 착즙주스는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원주스는 과일을 끓여 농축시킨 뒤 정제수를 섞어 농도를 조절하지만 착즙주스는 과일을 그대로 짜서 만들기 때문에 신선함이 뛰어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3,834억원 규모의 과즙주스 시장은 올 상반기 3,583억원으로 7% 줄었다. 반면 착즙주스는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136억원으로 뛰었다. 업계에선 롯데칠성의 가세로 내년 시장 규모는 3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본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