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송도 바이오공장 착공] "바이오시밀러 쿼터제 도입해야"

바이오업계 숙원 해소 요구
낮은 약값 적정가 수출 걸림돌… 원래 약값 80% 수준 올려야
생산전문인력 확보도 부족… 국가차원서 지원 확대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을 찾은 21일 바이오 업계는 기쁘면서도 답답함을 지우지 못했다. 대통령이 바이오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지만 업계에서 생각하는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숙원은 무엇 하나 풀리지 않는 탓이다.

바이오 업계에서 요청하는 가장 큰 사안 중 하나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쿼터제'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약을 처방할 때 30%는 복제약(시밀러)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재 독일 등에서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우리나라 주요 바이오시밀러 업체는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판매약의 30%는 가격이 싼 복제약으로 해 약값 부담도 낮출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은 싸지만 원래 약과 효과는 동등한 복제약을 고를 것인지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 개인 사정에 따라 약을 고르면 된다.


바이오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독일 등에서 하고 있는 제도로 정부 측에 이 내용을 건의하고 있다"며 "의약품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업체에도 도움이 되고 국민들에게도 약값을 절약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을 고려한 가격정책도 건의 대상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의약품 가격은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복제약은 원래 약 가격의 70%를 받도록 정해놓았다. 약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국민 부담을 감안한 조치다.

다만 이런 조치가 수출에는 걸림돌이 된다. 국내 바이오 업체의 경우 생산약의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싸게 팔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비싸게 판다"는 수입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을 원래 약값의 80%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며 "바이오 업체 입장에서도 개발비용을 감안하면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을 해야 하는데 적정 수준에서 국내 가격이 정해져야 수출도 가능해진다"고 했다.

생산전문인력 확보 지원도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생명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인력은 풍부하지만 바이오생산 전문인력은 모자란다. 싱가포르는 전액 국비로 대졸 인력을 육성하고 있고 아일랜드는 바이오생산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시설에 정부가 직접 투자함으로써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키워내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단순히 개별 기업만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경쟁하는 분야"라며 "우리도 정부가 조금 더 지원을 확대해주면 바이오 산업 경쟁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필·서일범기자 susopa@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