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년 고용 절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보면 안타깝다. 대학 수능시험 준비하듯이 처절하게 취업 공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1970~1980년대 우리 청년 시절과 비교해보면 그들이 더욱 안쓰럽다. 우리가 대학생이었을 때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럼에도 대학 졸업 후 취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직장은 곳곳에 널려 있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는 침체되고 새로운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 이 책임을 청년들에게 지울 수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어떻게든 우리 기성세대가 해결해야 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되살려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청년 지원 붐이 일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청년 취업 준비생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청년수당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반대 당은 이를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청년희망펀드도 생겨났다.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펀드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우울하다. 돈은 절망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돈으로 희망을 살 수는 없다. 희망은 마음속에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줘야 생긴다. 열심히 노력하면 정당한 보상이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오늘에 충실하면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고 그래야 희망이 솟아난다.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가, 우리가 이룬 만큼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럽고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 자체가 보상이라고. 성공한 사람의 한마디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맞는 말이다. 과정을 즐기면 성공은 따라오기 쉽다. 그러나 청년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은 요원하다고 느낀다. 젊은이들은 현시대를 '3불(不)시대'라 부른다고 한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현실은 어둡고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연애·결혼·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했다고 해서 '3포'라는 말도 유행이라고 한다. 위대하고 거룩한 사랑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이 사회를 그냥 둘 수는 없다.
맹자는 정치의 요체를 민생과 도덕이라고 하면서 '무항산(無恒産)·무항심(無恒心)'을 강조했다. 민생과 도덕 중 더 중요한 것은 백성들이 먹고사는 민생이라는 뜻이다. 지금 청년들의 일자리를 내팽개치는 정치권을 보면서 그들이 정치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청년 대책에 대해 여야가 정치공방을 지속할 만큼 상황이 한가하지가 않다. 정치권을 비롯한 어른들이 각성해야 한다. 먼 훗날 '응답하라 2016'에서 희망에 찬 청년들의 모습이 그려질 수 있는 변화된 2016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