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19년 가입자에 이어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들이 받는 평균 연금액도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추기 위해 소득대체율(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계속 낮춰온데다 저소득 가입자로 적용범위를 넓힌 결과다.
2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연금액은 지난 6월 88만4,62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9월에는 88만3,61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10~19년 가입자들이 받는 평균 연금은 2009년 4월 47만7,358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돼 올해 9월 40만6,050원까지 줄어들었다.
신규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이 전체 수급자(기존+신규)보다 적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차를 두고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9월 가입기간이 10~19년인 신규 수급자 1만3,000여명의 평균 연금은 34만7,930원으로 전체 수급자 90만명의 평균(40만6,050원)보다 6만원가량 적었다.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인 신규 수급자 3,000여명의 평균 연금도 84만2,770원으로 전체 수급자 17만여명의 평균(88만3,610원)보다 4만여원 적었다.
평균 연금액이 이처럼 떨어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명목소득대체율(40년 가입기준)이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70%에서 1999년 60%, 2008년 50%, 올해 46.5%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에는 40%로 떨어진다. 월평균 200만원 소득자가 20년 가입 후 받는 연금이 월 70만원에서 60만원, 50만원, 46만5,000원, 4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여기에 연금이 적은 신규 수급자의 유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1988년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1992년 이보다 소득이 적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2006년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장이 가입 대상에 추가됐다. 직장가입자보다 소득이 낮은 지역가입자의 경우 1995년 농어촌, 1999년 도시 지역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됐다. 아울러 자영자 등 지역가입자가 최소가입기간 10년을 채워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2009년을 기점으로 10~19년 가입자의 평균 연금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보험료 부과소득의 상한(현행 421만원)을 510만원 이상으로 높이지 않으면 용돈연금·정액연금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평균 연금액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보험료 부과소득 상한과 보험료율을 올리고 고령 근로 활성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