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애플 아이폰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영체제(OS)의 다변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들은 아이폰의 대항마로 평가 받는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심비안ㆍ윈도모바일 등 다양한 OS의 스마트폰을 선보임으로써 아이폰의 아성을 허문다는 구상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일단 국내 시장에서는 옴니아와 안드로이드라는 투톱 체제를 가져갈 계획이다. 아직까지 국내 스마트폰 OS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윈도모바일 OS를 탑재한 옴니아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개방'을 무기로 한 안드로이드폰으로 애플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가세하는 등 시장 환경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에 불과했던 안드로이드폰 비중을 올해는 대폭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앞으로 스마트폰 OS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올해 국내외에 40여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20종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것. 눈여겨볼 대목은 안드로이드 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리눅스 리모, 노키아 심비안 등 스마트폰 OS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어느 하나의 OS에 맞춰져 있다기보다 다양한 OS가 경합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안드로이드ㆍ심비안ㆍ윈도모바일ㆍ리모 등 스마트폰 OS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풀 라인업을 갖춘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OS 라인업을 장점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이르면 이달 말에 마이크로소프트의 OS 윈도모바일 6.5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올해 국내외에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이 가운데 50%를 안드로이드폰으로 채우기로 했다. 현재 세계 최대 무선데이터 처리속도를 가진 프로세서 퀄컴의 스냅드래곤(1㎓/s)을 장착한 첫 안드로이드폰을 이달 안에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확대에 따른 데이터통신 증가와 네트워크 부하로 고민하는 상황인 만큼 LTE가 내년 글로벌 화두가 될 것"이라면서 "LG전자는 경쟁사보다 앞서 LTE를 준비해왔으며 내년부터 기존 3G 네트워크와 연동되는 4G LTE 기반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론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옴니아2에 이어 안드로이드폰 등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2와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투 톱을 내세우는 가운데 LG전자ㆍ팬택ㆍSK텔레시스 등 다른 국내 업체들도 안드로이드 비중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아이폰은 모델 수 면에서는 밀리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토로라는 18일 국내 첫 안드로이폰 '모토로이'를 공개하고 안드로이드 붐 조성에 뛰어들었다. 2월 초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예정인 모토로이는 안드로이드 2.0를 탑재한 '한국판 드로이드폰'이다. 구글 특유의 탁월한 인터넷 검색기능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800만화소 카메라, 지상파 DMB 등을 탑재해 기능면에서 아이폰에 뒤지지 않는다. 릭 월러카척 모토로라코리아 대표는 "폐쇄적인 애플의 앱스토어에 비해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마켓이 소비자들의 수요와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면서 애플과의 한판 승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성민 SK텔레콤 MNO CIC 사장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키아ㆍ소니에릭슨 등 다른 외국 업체들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대중화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해 스마트폰 제품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