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놓고 정쟁만 일삼았던 여야가 부랴부랴 '벼락치기' 협상에 들어갔다.
여야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원회 의장은 25일 성탄절에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3+3회담'을 열고 포괄적인 현안 협상을 벌였다.
예산안 및 주요 법안 처리, 국가정보원 개혁안, 철도파업 대책 등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서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연말 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예산·법안·국정원 등 현안이 있기 때문에 여야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의장 간 대화의 물꼬를 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꽉 막힌 정국을 뚫고 크리스마스날 국민과 국회에 좋은 선물을 가져오는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원 개혁특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도 이날 공식·비공식 채널을 가동하며 합의안 도출에 나섰다.
하지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법안의 '무더기' 의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세 및 법인세 정비, 쌀 목표가격 인상 등 시급한 안건에 대한 협상 결과가 일러야 이번주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0일 본회의에 처리할 법안은 적어도 2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당수 쟁점 법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넘겨버려 '지각 국회'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예컨대 조세소위는 ▦파생상품 거래세 및 양도소득세 부과 ▦상장주식 양도시 과세대상인 대주주 기준 완화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일반세율 적용 등을 위한 증권거래세법, 소득세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보류했다. 조세정의를 세운다는 원칙에는 여야정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내용에 대한 쟁점을 좁힐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세소위 위원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연말까지 우선 예산 관련 법안에 대해 논의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며 "(금융투자상품 관련 추가 과세방안은) 내년 2월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