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5·끝) 숨어있는 일자리 발굴하자

식품·화장품·말·농사·관광… "틈새분야 널렸다"
절대적인 규모는 미미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
도서관 확충도 적은 투자로 고용창출 효과 커

최악의 취업난 속에 농업·말 등 낙후된 산업 부문이 숨겨진 일자리 창출의 보고로 각광 받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1월 과천에서 개최한‘농림수산식품분야 채용박람회(agro green job fair)’ 에서 일자리 를 구하려는 청·장년들이 한국마사회 부스를 찾아 상담을 하고 있다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5·끝) 숨어있는 일자리 발굴하자 식품·화장품·말·농사·관광… "틈새분야 널렸다"절대적인 규모는 미미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도서관 확충도 적은 투자로 고용창출 효과 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최악의 취업난 속에 농업·말 등 낙후된 산업 부문이 숨겨진 일자리 창출의 보고로 각광 받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1월 과천에서 개최한‘농림수산식품분야 채용박람회(agro green job fair)’ 에서 일자리 를 구하려는 청·장년들이 한국마사회 부스를 찾아 상담을 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 왔던 대표 수출산업은 전 세계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만큼, 기업들 또한 신규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이를 통해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의도하는 것처럼, 이른바 잡쉐어링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솔직히 가늠하기 어렵다. 결국 ‘숨어 있는 일자리’, 즉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됐거나 규모가 영세한 사업 속에서 틈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서 작지만 새로운 해답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금까지 외면되거나 아예 제대로 된 산업을 형성하지 못했던 부문은 그만큼 신규 투자와 고용 확대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예산이 대거 풀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방대한 파생효과를 낳을 수 있는 공공서비스 인프라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농ㆍ식품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김치나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과 천일염산업을 육성하는 데서 올 한해에만 326명의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전용공장을 설립하고 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지금까지 가내수공업 식으로 제조됐던 발효식품을 산업으로 키워 일자리를 늘리고, 전통식품 수출도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일자리 규모는 미미하지만, 극심한 불황으로 빠르게 일자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처럼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 못지않게 이처럼 틈새산업에서 고용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비약하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할까. 한국마사회의 말 산업 육성 계획도 보이지 않던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소중한 부분이다. 유럽의 경우 말 3~4마리당 일자리 한 개가 창출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말 산업은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마사회 계획에 따르면 경마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승마 등 말 산업으로 바꿔 국내 승마인구를 5만명 수준으로 확대할 경우 3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그동안 일자리라는 인식이 희박했던 ‘농사’가 이제는 정부 차원의 실업 대책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최근 농식품부는 장태평 장관의 지시에 따라 실직ㆍ은퇴자의 귀농을 유도, 일자리 제공의 일환으로 영농활동을 지원하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5세 이하의 젊은 영농인을 육성해 낙후된 농촌지역을 활성화시키면서 도시의 일자리난을 해소하려는 대책이다. 이미 농어촌의 일자리는 각 산업이 줄줄이 마이너스 고용으로 추락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10만3,000명(0.4%)이나 줄어든 최악의 고용 여건 속에서도 농림어업 일자리는 1만5,000개(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농업 일자리는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한 작년 11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번 경제위기는 우리 경제의 취약산업을 활성화할 좋은 기회”라며 “중ㆍ장년 실업자의 인력 수요가 많은 농촌 활성화를 통해 인구 분산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복합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한파의 직격탄을 입은 제조업 부문에서도 이런 틈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는 소외됐던 화장품 산업이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화장품산업 육성에 40억원을 투입해 세계 12위인 국내 시장을 7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가 그동안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화장품 산업을 돌연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 역시 ‘일자리’다. 화장품산업은 매출 10억원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인력이 12,9명에 달해, 제조업체 평균인 4.1명보다 무려 3배나 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화장품 산업은 전형적으로 불황에 강한 산업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틈새산업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가 고용창출의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집중 육성에 나선 서비스산업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력이 과감한 정부 투자의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가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으로 방치됐던 관광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보고’로 주목을 받고 있다. OECD 30개 회원국 중 꼴찌인 관광산업의 현실이 역으로 앞으로 발전과 그에 따른 고용기회 확대의 기회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관광산업은 매출 10억원당 발생하는 취업자 수가 제조업 평균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낙후지역 개발을 통한 관광상품 마케팅에 적극 뛰어드는 것도 그만큼 관광산업의 경제살리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비교적 적은 투자로 일자리와 산업 육성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틈새분야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도서관 시설 확충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일석삼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도서관 관련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면 당장 늘어나는 시설에서의 인력채용 효과 외에 서적구입 예산 확충을 통해 영세한 출판산업을 키우고,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는 국민을 만드는 중장기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규 상무도 “경기침체로 인해 소득 계층간 교육격차가 벌어질 우려가 높은 만큼, 공교육 부문의 사회적 일자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 관련기사 ◀◀◀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독일 '녹색산업·창업' 벤치마킹을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4) 재교육, 두 토끼 잡을 카드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대학 구조조정 시급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실업대란' 피할 길 없나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3業 2助' 강화해 나가야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3) 구조조정 먼저인가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고용은 국가안정의 초석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비정규직 최대 뇌관 ▶ [일자리 이렇게 풀어라] '한국적 노동유연성' 필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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