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혈우병 치료제' 미국 이어 유럽서도 시판 눈앞

유럽의약품감독국에 허가 신청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선진국 시장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은 협력사인 호주 제약사 CSL을 통해 유럽의약품감독국(EMA)에 'NBP601'의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NBP601은 SK케미칼이 자체 기술로 개발, 지난 2009년 CSL에 기술을 수출해 만든 국내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다. 임상시험 결과 1회 투여만으로 81%의 출혈 관리가 가능하며 부작용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NBP601을 내세워 2013년 51억달러(약 6조원)에 이르는 A형 혈우병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전 세계적으로 A형 혈우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5,000~1만명당 1명꼴이다.

SK케미칼은 7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도 시판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직접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 선진국 제약 시장 문을 두드리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됐다.

신약 시판 허가 심사는 최종 승인까지 통상적으로 1년여가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께 FDA와 EMA로부터 각각 승인 통보가 날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NBP601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김훈택 SK케미칼 혁신연구개발(R&D)센터장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시판 허가 신청이 완료됨으로써 SK케미칼의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게 됐다"며 "연구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SK케미칼은 2008년부터 매년 매출의 15%가량을 R&D에 투자해왔다. 2012년에는 경북 안동에 백신 공장을 짓는 등 생산 설비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9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자금은 제약 부문의 R&D에 투자될 예정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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