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예고된 조치였던 만큼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긴장도는 여전히 높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조달금리(리보금리) 상승과 유가 급락으로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단기 금융시장의 위험이 커지는지 여부를 주목해서 살펴봐야 한다. 단기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는 테드(TED) 스프레드와 리보-OIS 스프레드다. TED 스프레드는 3개월 리보금리와 3개월 미국 국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낸다. 스프레드가 커지게 되면 신용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리보-OIS 스프레드는 3개월 리보금리에서 1일물 초단기금리를 뺀 값이다. 이 스프레드가 커지는 것은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3개월 리보금리는 금리 인상 전 0.34%에서 금리 인상 후 0.6%까지 두 배가량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수준이 두 배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리보금리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미국 연준 위원의 장기 금리 전망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리보금리의 상승 속도를 빠르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 위원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세부적인 의견 등이 담긴 통화정책회의록이 다음 달에 공개되기 전에는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은 국제 유가다.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이후 유가는 저점을 이탈해 30달러 중반까지 떨어졌다. 조만간 유가가 20달러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과 에너지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통상 달러 표시 국채(소버린 채권)와 스프레드가 1,000bp(1bp=0.01%포인트) 이상 벌어진 채권을 부실로 분류한다. 달러로 표시된 고수익(하이일드) 회사채를 업종별로 나눠 부실채권비율을 살펴보면 에너지 업종은 이미 45%가 이에 해당된다. 소재 업종도 30%가 부실채권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9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정책 공조가 강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유가와 연결된 회사채 부실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실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 업종의 고수익 회사채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 국제 유가 하락과 미국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에너지 기업의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위험이 커지지 않더라도 유가의 빠른 회복이 없다면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 부실은 내년 전 세계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