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부자서 '온정의 전도사'로 변신「벤처기업들의 가슴은 따뜻하다」
최근 벤처기업들간에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공익재단, 장학재단설립에서부터 결식아동을 돕기위한 기금출연에 이르기 까지 벤처기업들의 따뜻한 손길이 구석진 사회 곳곳에 이르고 있다.
벤처기업하면 으레 「벼락부자」와 동일시하고 있는 게 일반적인 정서이다. 돈을 번 사람들이 존경받는 일이 드문 정서등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이미지 역시 썩 좋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연말이후 코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하자 부의 집중화문제가 거론되는가하면 주가행진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로선 소외감 내지 상대적 빈곤감을 부추키기도 했다.
일반적인 정서는 벤처의 성공신화를 부러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富)의 축적과정을 의심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들의 속임수가 들통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했다. 갑자기 떼돈을 벌어 과소비를 부추킨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
벤처기업들간에 번지고 있는 부의 사회적 환원노력은 벤처기업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등벤처일수록 아름답다 =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은 이른바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리딩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코스닥에 등록해 「핸디바람」을 몰고온 핸디소프트의 안영경(安英景)사장은 곧 사재 100억원을 결식아동등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 쓸 계획이다. 예전부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벤처기업 사장들을 돕는 데 앞장서 의리파로 통하는 安사장은 『주식값은 많이 뛰었으나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번 돈은 많지 않다』면서도 『창업초기부터 언젠가는 사회에 기여해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기금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조현정(趙顯定)비트컴퓨터 사장은 얼마전 자신의 돈 2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趙사장이 설립한 재단은 매년 20여명의 고2장학생을 설발해 대학교 2학년까지 학비 전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민화(李珉和)메디슨회장 역시 의료학술 분야발전을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100억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부바람이 불자 벤처기업협회는 아예 협회차원의 장려운동으로 확대할 계획까지 세워놨다. 유용호(柳龍昊)실장은 『최근 벤처문화에 대한 반정서가 싹트고 있으나 성공한 벤처기업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부대열에는 벤처기업에 투자해 돈을 번 미래에셋도 동참하고 있다. 박현주(朴炫柱)사장은 이미 100억원을 재단에 출연해 50%는 인재육성에, 50%는 소외계층에 지원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사랑 = 외부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문재식(文在植)한국아스텐엔지니어링 사장과 박기석(朴基錫)시공테크 사장, 김도열(金道熱)하나기술 사장, 최경주(崔慶珠)중앙소프트웨어 사장, 지영천(池映天)YTC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청솔장학회를 만들어 불우청소년들의 학업을 돕고 있다. 청솔장학회에는 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지인 여러명이 가하고 있다.
청솔장학회의 회장을 맏고 있는 文사장은 남을 돕는 데 극성스럽기로 소문난기업인.그는 외환위기로 노숙자들이 급증하자 성수동 회사 한켠의 창고를 개조해 「나눔의 쉼터」를 만들고 2년째 숙식을 제공해 오고 있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였으나 매달 약 1,000만원을 들여 실직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의사를 불러 진찰을 해주기도 한다.
文사장은 이외에도 매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나눔의 샘(양로원), 이삭의 집(고아원)을 직원들과 방문하고 소년소녀가장 10명에게 매월 생활비를 대주고 있다. 매년 어버이날에는 회사근처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마당을 마련해주는 일도 빠뜨리지 않는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부의 사회환원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보통신유망중소기업협회(PICCA)는 올해부터 뜻이 맞는 회원사 사장들끼리 모여 매달 기금을 모으고 1년에 두차례씩 고아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김성현(金聖顯)회장, 김을재(金乙宰)금양통신 사장, 서승모(徐承模)씨엔에스테크놀로지 사장, 정영희(鄭영희)소프트맥스사장, 김혜정(金惠貞)삼경정보통신 사장, 임기호(任基浩)MTI사장, 허성도(許性道)피시라운드 사장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첨단 벤처기업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부리내릴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박동석기자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