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탁월해지려는 욕구 가진 나라, 만화백과 사업 파트너 찾을수 있었죠

레아 만수르 브리태니커 수석부사장

만수르 브리태니커 수석부사장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출판기업인 엔사이클로피디어 브리태니커는 1768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설립된 이후 247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글로벌 출판기업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출판물 중 하나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국내에 번역돼 출간되면서 40여년간 한국 출판기업 등과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교육출판전문기업인 미래엔과 함께 세계최초로 '브리태니커 만화 백과'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히 브리태니커의 교육시리즈 중 하나를 번역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양쪽 회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기술로 전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쇄물을 만들기 위한 목적의 파트너십이다.

한국 출판 시장의 우수성을 포착하고 이번 파트너십을 맺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브리태니커에서 아시아, 태평양연안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레아 만수르 수석부사장이다.


최근 이메일로 만난 만수르 부사장은 "탁월해지려는 강렬한 욕구, 아이 교육에 전념하는 분위기, 개방성 등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특징 덕분에 브리태니커는 만화책에 전문성을 갖추고 학습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략적 사업 파트너를 한국에서 찾을 수 있었다.

브리태니커는 미래엔과의 협력을 통해 어린이용 인쇄 출판 시장에 혁신적인 책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수르 부사장은 "브리태니커가 학교에서 활용할 제품을 출시하고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자 인쇄물 출판도 활기를 얻었다"며 "브리태니커가 개발한 어린이용 시리즈물 중 다수는 성인용 백과사전보다 더 많은 언어로 번역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수백만 권을 팔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브리태니커가 종이책으로 발간돼 왔던 백과사전을 더 이상 발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브리태니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브리태니커는 종이책 대신 디지털사전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현재 자회사 대부분에서 디지털 제품이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만수르 부사장은 "2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사의 핵심사업에 따라 여러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하고, 문을 닫기도 했다"면서도 "컴퓨터와 기술은 출판사업의 지형을 바꾸어놓았지만, 우리는 기술을 혁신적으로 받아들인 덕분에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용 서적 대부분을 전자책으로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전자책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만수르 부사장의 전자책에 대한 생각은 의외였다. 그는 "전자출판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도 "전자책이 물리적인 책을 대체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글로벌 출판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었다. 만수르 부사장은 "주변을 둘러보면 오늘날에도 세계적 출판사가 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뛰어난 제품 혹은 혁신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하면 몇 달 만에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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