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나빠도 연준 예정대로 테이퍼링 추진"

이코노미스트 42명 설문
취업자수 감소 일시적요인 분석
"지표 하나로는 통화정책 안 변해"

미국에서 실망스러운 고용지표가 나왔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최근 고용지표 발표 직후 4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연준이 채권매입 규모를 계획대로 약 100억달러씩 줄여 연내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6.7%로 떨어졌지만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7만4,000명에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1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치자 시장에서는 테이퍼링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 가격은 2.97%에서 2.86%로 떨어지며 테이퍼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그러나 취업자 수 감소는 이상한파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으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망스러운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강한 낙관론은 완화시키겠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도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험상 판단하건대 고용 관련 지표 하나로 통화정책이 바뀌지는 않는다"며 "경기의 추세가 바뀌었다는 확신을 주려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한파로 인한 고용부진은 다음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파는 1월 초에 더 악화됐다"며 "1월 고용지표는 지난해 12월보다 더 좋지 않게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고용지표를 끌어내린 핵심적 요인은 한파에 따른 건설 일자리 위축이었다. 1월 고용시장에서도 건설·여가 관련 사업의 일자리는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장기 실업급여 지급이 12월에 종료되면서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추가 악화요인이 될 것으로 FT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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