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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6월 한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 총장이 4·13 총선 직후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22일(현지시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관저에서 열린 뉴욕특파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내년 한국 방문 계획에 대한 질문에 "6월쯤 유엔 주최 비정부기구(NGO) 회의가 (서울에서) 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2,000∼3,000명의 각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반 총장은 유엔 수장으로서 직접 주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국회와 정부도 중요하지만 시민사회와 (협조가) 안 되면 정책 추진이 어렵다"며 "정부·시민사회·기업 등 3자 협력 모델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명확한 출마 의사나 불출마 의사도 밝히지 않으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그는 북한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진전 사항이 없다.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나 의제 등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면서 연내 방북이 어렵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반 총장은 임기 중 최대 업적으로 평가되는 기후변화협약이 최근 파리 총회에서 타결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신조인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덕목은 물처럼 행동하는 것)'의 의미를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상선약수에 대한 제 신념이 강하다. '저 사람이 힘이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쓸 때는 한번 확실하게 쓴다'는 것"이라며 "제가 늘 조용하게 있는 것 같지만 강하게 할 때는 세계 지도자들에게도 상당히 강하게 맞선다"고 말했다.
그는 '상선약수' 휘호를 지난 8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언뜻 오행설에서 물을 가장 약하고 힘없고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불도, 나무와 쇠도 당하지 못한다"며 "물은 힘을 안 쓰지만 절대적으로 '힘을 발휘해야겠다'고 할 때는 홍수·쓰나미처럼 모든 것을 쓸어내린다"고 설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