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새 대통령에 무르시

선관위 대선 결과 발표…이집트 민주주의 바람 기대 속 군부와의 갈등 우려도.

이집트 새 대통령에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61ㆍ사진) 후보가 당선됐다.

이집트 대통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결선투표를 최종 집계한 결과 무르시 후보가 51.3%의 득표율로 48.3%를 획득한 아흐마드 샤피크(71)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예정보다 1시간30분 가량 지나서야 공식 발표를 했다.

무르시 후보는 앞서 지난 달 23, 24일 치러진 1차 대선에서도 근소한 표 차로 아흐마드 샤피크(71) 후보를 앞지른 바 있으며, 이달 16, 17일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승리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가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이유로 최종 결과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민주적으로 실시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무르시 후보가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체제에서 총리를 지낸 샤피크 후보를 누르고 새 대통령으로 선출됨에 따라 이집트는 민주주의를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그러나 무르시 후보를 배출한 무슬림형제단과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SCAF)간 대립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군부는 다음달 1일 민선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권력을 강화하고 있어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손으로 선출된 의회를 부정하고 대통령 권한을 축소한 반면 군부 권한은 대폭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의회 해산 명령과 임시헌법 발동을 취소할 때가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은 지난 19일부터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 집결해 반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면 카이로 교외 나스르시티 지역에서는 전날 샤피크 지지자 수천명이 모여 선관위가 샤피크의 당선 발표를 기다렸다. “샤피크가 51.5%를 득표했다”고 주장해 온 샤피크측 지지자들이 선관위의 발표에 불복하면서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오후부터 카이로 진입로와 주요 도시의 검문소 및 광장 주변에는 군 병력과 장갑차가 배치됐다. 특히 카이로는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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