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시가 인상 `약발`은 2개월?

`아파트 기준시가 인상조치 효과는 길어야 2개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잇따라 아파트 기준시가를 인상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부동산114가 아파트 기준시가 인상 후 집값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과 9월 인상된 기준시가가 발표된 후 아파트 매매가는 1~2달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강세로 돌아섰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초 기준시가가 평균 16.5% 인상되자 3월중 5.66%나 올랐던 재건축아파트 매매가는 4월 0.08%, 5월 -0.31%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개월 후인 6월에 가격이 2.40% 오른 데 이어 9월에는 7.77% 급등했다. 일부 저층재건축단지의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9월13일 서울ㆍ수도권 기준시가를 평균 17.1% 인상했다. 하지만 이 또한 효과는 단기간에 그쳤다. 10~11월 0.70~1.01%씩 떨어졌던 재건축아파트 값은 저밀도재건축사업승인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월중 1.23% 오르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말 정부가 서울 등 부동산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재산세를 인상하려 하자 올 1월 서울재건축 아파트 값은 2.23% 급락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강남구 등 일부 지자체들의 비협조로 무산되면서 재건축아파트 값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이달 들어서만 3.86%나 뛰었다. 재건축 관련 인ㆍ허가제도와 지자체의 협조 등 종합적인 공조 없이 세제정책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기준시가 인상조치에 대해서도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안전진단 기준강화방침을 발표하긴 했지만 서울 강남구와 강동구는 둔촌ㆍ개포지구 재건축안전진단에 대해 새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심의 일정을 물리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상반기 중에는 잠실과 청담ㆍ도곡지구에서 추가 사업승인 아파트가 나올 예정이다. 부동산114 이상영 사장은 “주택관련 행정부서가 함께 손발을 맞춰가며 공조를 하지 않는 이상 대증요법의 충격조치로는 집값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