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 투자신뢰지수 18개월래 최저

고유가와 유로화 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독일의 3월 투자신뢰지수가 18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 기업들이 올해 독일 경제를 갈수록 어둡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Ifo는 지난 달 95.4였던 3월 투자신뢰지수가 94로 낮아졌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당초 지수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았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자 지난 200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하위 지표 가운데 현재 경기 평가 지수는 94.5에서 93.3으로 3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향후 6개월 뒤 경기를 전망하는 지수도 96.4에서 94.5로 크게 하락했다. Ifo 지수는 매달 약 7천개 독일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와 향후의 경기를 어떻게평가하는 지를 설문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독일 경제에 대한 민간의 선행 지표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것이다. Ifo지수 하락은 실업자가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로 늘어나고 사회복지가 축소되자 소비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올들어 국제유가가 35%나 오르고, 지난 7개월 간 9%나오른 유로화의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한스-베르너 진 Ifo 소장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투자 수요 회복에 대한 희망이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불행하게도 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징후들이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6개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 가운데 이미 세 곳이 올해 독일 경제 성장 전망치를하향 조정한 가운데 지난 21일 HWWA 연구소 역시 올해 성장 예상치를 당초의 0.9%에서 0.6%로 대폭 낮췄다. 독일 정부는 올해 연간 65억유로에 상당하는 소득세 인하정책을 취했으며, EU안정성장협약의 재정적자 규정 위배 완화가 이뤄져 향후 경기 부양 정책을 구사할여지가 커졌다면서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내수가 하반기에나 미세하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가와 환율이 불안해 성장의 동력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며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Ifo 투자 신뢰지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화의 대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전날에 비해 0.5% 이상 떨어진 채 거래됐으며, 증시 지표인 DAX 30지수도 4285.98포인트로 전날에 비해 0.8% 하락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