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덕수궁터 美대사관 못 짓는다

문화재청 "복원사업 추진"

문화재위원회는 21일 주한미국대사관과 직원숙소 신축 예정지였던 서울 정동 옛 경기여고 자리와 인근 옛 덕수궁터 등을 합친 총 7,800여평을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보존하기로 심의했다. 정양모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재지표조사 결과 이 일대는 경운궁(덕수궁)의 중요 전각과 아관파천길 등 대한제국 시대를 증명하는 역사적 장소로서 개발로 훼손되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향후 미국측과 원만한 합의를 거쳐 한국에 부지가 반환되는 대로 사적으로 지정한 후 정밀조사하고 고증을 거쳐 훼손된 전각들을 복원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를 전폭 수용하겠다”면서 “미국정부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문화재청은 복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주한미국대사관 신축부지는 다른 곳에 들어서게 됐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해 5월 용산 미군기지인 ‘캠프 코이너’ 중 일부를 새로운 대사관 부지로 대체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새로운 미국대사관 건립계획은 조만간 외교통상부에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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