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떼이는 바람에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부업을 하는 아내에게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구박한 남편에 대해 법원이 위자료 2,000만원과 재산일부를 지급하고 이혼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홍중표 부장판사)는 18일 이모(57ㆍ여)씨가 남편 안모(61)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함께 재산중 3억원을 분할하고 이혼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남편과 상의 없이 빌려준 돈을 떼여 생긴 빚을 갚으려고 부업을 하느라 가사에 충실하지 않은 아내의 잘못도 있지만 혼인생활 파탄의 근본적책임은 사회생활을 하려는 아내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채 자신의 뜻에 따라 가사에만 종사하라고 강요하며 폭언ㆍ폭행하다 집을 나와버린 남편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빌린 돈 4,400만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다 채무자가 달아나는 바람에 빚을 지게 됐고 이를 갚으려고 건강식품 판매, 다단계 판매, 보험설계사 등을 하며 외출이 잦아진 뒤 불화와 부부싸움이 빈번해진 끝에 남편 안씨가 집을 나와 사무실에서 생활하면서 별거하게 됐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