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월 28일] 'M&A 성장동력화' 시급하다

요즘 외신에서 흥미로운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정보기술(IT) 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인터넷 업계의 제왕이었던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 그것이다. 지난 2월1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무려 446억달러(주당 31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해 1월31일 19.18달러에 거래되던 야후의 주가가 발표 직후 28.38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야후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제리 양을 비롯한 야후 이사진은 이를 거부했다. 결말이 나려면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두 가지 관전 포인트를 갖고 지켜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듯하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를 제안한 내막이다. 지난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IT업계의 신흥강자인 구글과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업계 1위인 더블클릭 인수를 두고 한판을 벌였으나 인수전에 실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향후 5년 내로 두 배 가까운 성장이 기대되는 인터넷 광고시장을 그대로 놓칠 수는 없었기에 구글이 더블클릭 인수에 지불한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60억달러를 주고 부랴부랴 또 다른 인터넷 광고업체 에이퀀티브를 인수했다. 이 같은 양 사의 신경전이 이번에는 야후로 옮겨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야후의 검색서비스를 손에 넣어 구글과의 IT 미래주도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자 한다.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야후의 경영진이 무려 62%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안을 왜 거부했을까’라는 것과 ‘양과 현 경영진의 지분을 다 합쳐도 12.1%에 불과한 그것을 갖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 비밀은 경영권 방어수단에 있다. 2001년 3월1일 야후 이사회는 적대적 M&A 공격을 무위로 만들 수 있는 ‘Rights Plan(소위 포이즌 필)’을 도입했다. 그래서 이를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이사회에 인수 의사를 먼저 타진했고 그것이 어려워지자 지금은 야후 이사회에 대한 직접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야후 이사회는 인수 가격을 높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경영권 방어수단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경영권 방어수단의 진정한 효용은 기업인수 제안에 대해 경영진이나 주주가 숙고할 시간을 제공하며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인수시도에 대해서는 거부하거나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현 상황에서 야후를 인수하려면 주당 35달러 안팎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기업은 글로벌시장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직면해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M&A다. 기업은 M&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 간 과점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M&A 여건이나 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선진일류국가 건설’을 국정지표로 삼고 선진국 수준의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규제개혁과 경제제도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M&A의 성장동력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규제를 고치고 시장친화적인 제도를 정립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기업 수준의 기업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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