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신학기 책가방 전쟁

아웃도어 브랜드도 '기능성' 앞세워 도전… 3,000억 시장 경쟁 가열
K2·블랙야크 통기성 등 특화… 빈폴키즈·휠라 디자인으로 승부
세트평균 15만~20만원대… 고가정책으로 가격 상승 부추겨

휠라 디즈니 책가방, K2 주피터 키즈 백팩.

빈폴키즈 가방, 블랙야크키즈 프레피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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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초등학생 책가방 전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보통 신학기 시즌인 1~2월에 책가방 한해 매출의 70%가 일어나는데 올해는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으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당겨 진 것. 3,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책가방 시장을 잡기 위해 아동복 브랜드와 기존 스포츠 브랜드에 이어 올해는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역대 최대 격돌을 예고했다.

스포츠 및 아동 브랜드들은 책가방 신제품을 출시함과 동시에 매년 평균 1만~2만원씩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책가방과 보조가방 세트 가격은 평균적으로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새로 선보이는 업체들의 책가방 역시 이에 편승해 고가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다.

매년 초등학교 입학생 숫자는 줄고 있지만 책가방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1~2명의 아이에게 부모는 물론 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고모, 삼촌까지 가세해 선물용으로 지갑을 선뜻 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내 아이 만큼은 조금 더 특별한 것을 쓰게 하고 싶은 부모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가방들이 인기를 모으자 너도나도 앞다퉈 기능과 디자인을 차별화하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눈에 띄는 현상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비롯한 신규 플레이어들의 가세다. 블랙야크, K2는 아웃도어 소재의 기능성을 앞세운 책가방을 통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K2는 활동량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리는 학생들을 위해 통기성을 강화한 기능성 백팩 '주피터 키즈'를 14만5,000원에 선보였다. 블랙야크 키즈는 블랙야크만의 등산배낭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가방 세트 7종을 15만~17만원에 내놓았다. 20만원대의 닥스 키즈가 매년 인기를 끌자 헤지스 키즈도 지난 8월 18만6,000원에 가방 세트를 처음 출시했고, 리바이스 키즈도 16만1,000~18만6,000원의 가격대로 책가방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완판 기록을 세웠던 제일모직 빈폴키즈는 지난 9월 업계 처음으로 '신학기 책가방' 선판매를 진행하며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빈폴키즈 가방은 귀여운 디자인에서 탈피,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리미엄 디자인을 앞세워 2004년 첫 출시 이래 매년 25%씩 급성장했다. 빈폴키즈 관계자는 "이번 선판매는 목표치보다 50% 더 판매됐다"며 "현재 판매주기가 과거보다 한달가량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빈폴키즈는 올해 가격을 1만원 가량 올리고, 물량도 전년 보다 30% 늘렸다.

전통적인 책가방 강자 휠라코리아는 올해 디즈니 코리아와 손잡고 겨울왕국, 아이언맨 등 애니메이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휠라 디즈니 컬렉션'을 선보였다. 여아용 책가방에는 엘사 피규어를, 남아용에는 아이언맨 피규어를 부착하고 14K 장식이나 파우치 등으로 디테일을 추가했다. 어깨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U자형 어깨끈, 에어메시 이중 쿠션, 3M 재귀반사 소재를 사용해 역대 최대 기능성을 강화했다. 휠라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어른 눈높이에 맞는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면 올해부터는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 다시 캐릭터 가방 시대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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