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7세대 표준화 규격을 놓고 `맞대결'이 예고되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가 이번에는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주력 시장인 10인치 이상의 대형 LCD 시장에서 1위를 둘러싼 삼성과 LG간`각축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005년에는 1위 쟁탈전이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10인치 미만)까지 합한 총 LCD 부문을 놓고 보면 출하량과 매출 면에서 삼성전자가 LG필립스LCD를 월등히 앞서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 1-10월 전체 LCD 매출은 삼성전자가 77억8천100만 달러, LPL은 61억4천500만달러, 출하량도 삼성이 6천173만6천대, LPL은 4천56만대로 나란히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소형 비율이 전체의 15% 가량이지만 LPL은 95%이상이 대형일 정도로 중.소형의 비중이 미미하다.
삼성전자는 중.소형을 포함한 전체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LPL측은 10인치 이상이 전체 LCD 시장의 주력인 만큼 중.소형 부문을 제외한 대형 제품이야말로 진정한 비교대상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실제로 LPL은 지난 10월 대형 LCD 제품 출하량이 전달보다 36% 늘어난 273만대로 삼성전자(270만5천대)를 2만5천대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LPL이 지난달 대형 LCD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같은 날 발표하면서 양측의 `기싸움'은 극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313만대, LPL은 315만대로 각각 수치를 밝혀 발표대로라면 LPL이 LG필립스LCD가 2개월 연속 대형 부문 1위를 `수성'한 셈이나 서로 상대측 발표내용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여서 공식 시장조사기관의 집계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있다.
더욱이 10월달의 경우 출하량(대형)은 LPL이 앞섰지만 매출은 삼성전자가 5억7천100만 달러로 여전히 LPL(5억6천800만 달러)를 앞지르고 있어 양사가 순위 선정기준을 놓고 `매출이냐', `출하량이냐'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일단 올 1-10월 누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대형 LCD 부문 매출.출하량 모두 LPL과 적지 않은 격차를 벌리고 있어 올해 연간으로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대형 LCD 부문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LPL의 6세대 생산라인이 지난 8월부터 순조롭게 진행, 생산량을 순차적으로 늘리고 있어 내년 1분기 삼성전자의 탕정 7세대 라인 가동 이전까지는 양측이 대형 제품에서 `박빙의 대접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5세대 라인 기판 투입량을 조만간 월 2만매씩 늘리기로 했고 LPL도 삼성-소니의 탕정 7세대 가동에 맞서 2006년 상반기 파주 7세대 양산에돌입하기 때문에 양측의 대형 부문 `세(勢)싸움'은 내년 이후 극에 달하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7세대 양산되는 LCD 규격으로 40, 46인치를, LG필립스LCD는 6세대의 37인치에 이어 `42-47'로 이어지는 플러스 5인치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어서 `표준'을 둘러싼 양측의 주도권 대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