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주가가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52주 신저가)까지 추락했다. 접속료 산정방식 변경과 향후 요금인하에 대한 불확실성, 여기에 외국인 매도 공세까지 겹치며 하락세가 멈출줄을 모르는 상태다.
13일 SK텔레콤은 골드만삭스ㆍUB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16만9,000원까지 주저 앉았다. 17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나온 물량은 국내 투신사에 설정되어 있던 외수펀드(외국인 전용펀드)에서 나온 물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접속료 재산정에 이어 요금인하가 임박했다는 우려감이 외국인들의 펀드 내 비중 축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증권 가에서는 주가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이용하라며 ‘매수’ 추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까지 내던지는 주식을 섣불리 사들이기에도 쉽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접속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을 현 주가가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요금인하 폭이 결정될 때까지는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종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아직도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정부 규제에 대한 실망감이 주식 매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접속료 재조정은 소급 적용된다는 점에서 오는 29일 발표를 앞둔 SK텔레콤의 2ㆍ4분기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 여부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접속료 재조정으로 이동통신 3사간 벨류에이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SK텔레콤의 2004~2005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추정치 대비 4~5% 줄이고 KTF, LG텔레콤의 EPS는 각각 10~12%, 36~140%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접속료율 재조정 및 앞으로 이뤄질 요금 인하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감이 있다며 저가매수를 권하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김상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ㆍ4분기 실적에서 확인되겠지만 여전히 펀더멘털이 견고하기 때문에 실적 발표일 전후로 충분히 반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교 애널리스트도 “접속료 재산정이 KTF, LG텔레콤에 큰 도움이 되지만 업체들의 펀더멘털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요금 인하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이제 시장은 무선인터넷 등에 주목할 것인 만큼 SK텔레콤의 주가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