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기계산업진흥회 회장 등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찾아 국내 기계업체 대표로부터 제품 설명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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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상담 실적만도 5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국내 자동화 기계산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국내 한 자동화기계 생산업체의 해외 영업담당 임원은 한국의 자동화 기계의 경쟁력과 제2회 창원 국제자동화정밀 기기전의 성과를 이처럼 평가했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미국ㆍ독일 등 16개국 220개 업체가 참가해 1,152품목 7,061점을 선보였다.
참가업체를 보면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동화 선진국 등 해외기업이 106개사로 50%를 차지해 국산 자동화 설비와 선진 해외 자동화 설비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국내 자동화 수준을 가늠하는 경연장이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산 자동화 기기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주춤한 수출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는 점이다.
박양우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기계업체의 채산성이 떨어져 한 동안 수출이 급감하는 현상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 자동화 기기 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 단가를 높이는 등 환율 하락의 충격을 벗어나는 기운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또 국산 자동화 기계의 높아진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경쟁업체에 과시하는 효과도 얻었다.
우선 이번 나흘간의 짧은 일정에도 4만7,000여명의 내국인은 물론 300여명의 외국인이 찾아 한국 자동화 기기의 현 주소를 실감해야 했다. 결국 5억5,000만 달러의 수출 상담 실적과 5,000만 달러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 높아진 경쟁력이 수출로 이어졌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2003년 국내 자동화 기기 업체들이 한 해 동안 수출한 금액인 10억500만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비약적인 수출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특히 지난 97년 전체 수출금액인 2억91,00만 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9년여만에 국내 자동화 기기의 경쟁력이 급성장한 결과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 자동화 기기업체들이 원천 기술 및 부품 기술 확보와 기술 인력 양성 등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산 자동화 기계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부품 기술 미미와 기술 인력의 부족으로 꾸준한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국가별 세계 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35%, 일본이 25%, 유럽 20% 등 선진국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실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계산업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화기기는 선진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장점을 확보했다”며 “하지만 원천기술과 인프라 부족, 자본력의 한계, 연구개발 지원체계의 미흡 등의 약점도 있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